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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 through.
J I N @gataqu_jin
푸르렀던 하늘은 어느덧 어둠이 내리앉고, 자신 앞에 있는 문서도 어느덧 끝을 보이고 있었다. 망해버릴 부장 탓이였다. 퇴근시간이 다 되가는데 갑자기 내일 8시까지 처리해야 하는 업무를 주고 가는건 뭔가. 야근이나 하라는 소리지. 째깍거리던 벽시계의 시간은 어느 새 10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마음 속으로, 차마 입에는 담지 못할 말을 부장에게로 한 뒤, 컴퓨터의 전원을 누르니, 화면이 빠르게 탁 하는 둔탁한 소리를 내며 꺼진다. 켜질 때는 세월아 네월아면서, 꺼지는 것은 또 빠르다. ‘참 어디 모 부서 같네.’ 소리 없는 헛 웃음에 고개를 몇 번 젓고,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는 명함을 다시 제자리에 꽂았다. 은은한 달빛에 명함에 있는 제 이름이 빛나보인다. 제다이 기업, 아나킨 스카이워커 팀장. 뒷 팀장이라는 말이 오늘따라 애꿎게 다가왔다.
눈꺼풀이 무거웠다.
일이 드디어 끝났다는 안도감과, 편안함에 긴장이 풀려버린 것 일까, 눈꺼풀이 무겁게 눌러오고, 팔 한 쪽도 못 들 것만 같았다. 아나킨은 그렇게 또 카페인을 찾았다.
잠을 빠르게 깨는 데에는, 아메리카노보다는 에스프레소가 조금 더 제 몸에 잘 맞았다. 하지만, 지금 시간은 10시가 조금 더 넘어간 시간이였고, 보통의 카페들이라면 다 문을 닫을 시간이였다. 아니나 다를까, 회사 앞 그 많던 카페들은 다 close 배너를 걸고 마감 중이거나, 이미 불까지 다 꺼져버린 상태였고. 거리는 아무도 없어 한산했다. 애초에 주민들이 사는 동네가 아니라, 회사들이 모여 있는 동네니 당연할 수 밖에. 아나킨은 이 근처 다른 카페가 있는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불이 모두 다 꺼진 거리는 사람 하나 없이 고요했고, 어두웠는데, 저 멀리 조금 위 쪽에서 빛이 살짝, 아주 살짝 아나킨의 눈에 들어왔다.
조금 회사 건물 쪽으로 걸어 올라가니 작은 카페 하나가 눈에 띄였다. 노란 빛이 눈에 띄이는 작은 카페였는데, 카페 인테리어가 온통 풀과 연한 나무로 이루어진 것이 마치, 작은 토끼굴을 연상시켰다. 평소 잘 가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처음 보는 듯한 카페였다. 아무렴 상관 없었다. 지금은 카페인이 급했고, 새로 생겼든, 오래됐던간에 지금 테이크 아웃만이 된다면 아나킨은 뭐든 상관이 없었다. 사람 손이 얼마 타지 않은 매끈한 나무 문이, 새로 생겼다는 것을 어필하는 새로운 카페는 아직 영업 중이였고. 인테리어도 아기자기하니 귀여웠고. 모든 것이 완벽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나킨을 불편하게 만든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어서오세…”
“…오비완?”
쨍그랑. 작은 머그컵이 바닥으로 맑고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파편이 흩어졌다. 둘 사이의 관계를 다시 한번 더 자각하라는 듯.
아나킨 스카이워커와, 오비완 케노비는. 아주 옛 애인이였다. 그 때가 언제 였는가 하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오비완 케노비가 대학 교수직에 종사중이였고,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한창 대학생이였을 때로.
분량이 많아 참가자분께서 포스타입에 글을 게시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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